시드니 교민 사회에서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입니다.
“은행 말고 USDT로 보내면 돼.”
“수수료도 싸고 빠르다.”
“신고도 안 해도 된다.”
실제로 한국과 호주 사이에서 코인을 이용해 돈을 옮기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. 호주에서 USDT를 사고, 한국 거래소 지갑으로 보내고, 원화로 바꾸는 방식입니다.
은행보다 빠르고, 수수료도 저렴하고, 무엇보다 은행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조용히 이용되어 왔습니다.
그런데 이제 그 “조용한 길”이 달라집니다.
2026년 5월 국회가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, 2026년 12월 3일부터 새로운 제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.
핵심은 단 하나입니다.
코인을 이용한 국경 간 자금 이동을 제도권 안으로 가져온다.
공개(Disclosure): 저자(김원재)는 해외송금 핀테크 와이어바알리(WireBarley)의 공동창업자입니다. 이 글은 공개된 제도·법령과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 의견이며, 특정 서비스를 권유할 목적이 아닙니다.
한눈에 보는 결론
- 코인 해외송금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.
- 하지만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영역도 아니다.
- 가상자산 이전업이 등록·감독 대상이 된다.
- 관련 정보가 세무·관세 당국과 공유될 수 있다.
- “코인으로 보내면 신고 안 한다”는 생각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.
왜 교민들에게 중요한가
많은 교민들이 코인을 이용한 이유는 사실 기술 때문이 아닙니다.
① 빠르다. ② 싸다. ③ 은행보다 자유롭다.
특히 한국 → 호주, 호주 → 한국으로 큰 금액을 옮길 때, 한도나 절차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.
그러나 이번 개정은 바로 그 회색지대를 겨냥하고 있습니다.
참고로, 이번 개정이 개인의 송금 한도를 줄이는 것은 아닙니다. 한국 거주자는 여전히 증빙 없이 연간 1인당 미화 10만 달러까지 보낼 수 있습니다. 바뀌는 건 “한도”가 아니라 — 그동안 한도 밖에서 움직이던 코인 경로가 제도 안으로 들어온다는 점입니다.
무엇이 바뀌는가 — 가상자산이전업 등록제
앞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해 국경 간 자금을 이전하는 사업은 등록 대상이 됩니다.
등록을 위해서는 ①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② 한국은행 시스템 연계 ③ 필요한 시설·인력 등이 필요합니다.
쉽게 말하면 — 코인을 이용한 국제송금도 외환 제도 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입니다.
규제 대상에는 거래소뿐 아니라 커스터디(수탁) 업체와 지갑 서비스까지 폭넓게 포함되고,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송·수신이 규율 대상으로 명시됐습니다(2026년 7월 기준 개정안 확정, 세부 시행령은 이후 발표). 즉 “달러 스테이블코인이라 외환당국이 못 본다”는 가정도 함께 사라집니다.
”안 보인다”는 시대가 끝난다
이번 개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.
기존에는 은행·송금업체를 거치지 않으면 당국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.
하지만 앞으로는 금융위원회·국세청·관세청·금융감독원 등과 정보가 공유될 수 있습니다.
즉, 코인으로 보낸 돈이 세무당국의 시야 밖에 있다는 가정 자체가 약해지고 있습니다.
코인이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
여기서 오해하면 안 됩니다.
이번 법 개정은 코인을 금지하는 법이 아닙니다. 오히려 코인을 제도 안으로 편입하는 법에 가깝습니다.
따라서 투자 목적 보유나 합법적 자금 이동은 계속 가능합니다.
다만 한도 회피·분산 송금·자금 출처 은닉 등의 위험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.
같이 바뀌는 것
소액해외송금업 → 해외지급결제업으로 재편. 기존의 “소액해외송금업”이 “해외지급결제업”으로 개편됩니다. 이는 핀테크 산업 자체가 성숙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.
제재도 세진다. 지급 절차를 어겼을 때 제재도 강해집니다. 기존에는 과태료(5천만 원 이하)였지만, 앞으로는 부당한 이득을 노린 경우 징역 1년 또는 벌금 1억 원까지 가능합니다. “한도를 쪼개 나눠 보내는” 식 편법의 비용이 커지는 셈입니다.
합법적인 대안은 무엇인가
일반적인 생활자금이나 가족송금이라면 은행·등록된 송금업체·핀테크가 여전히 가장 현실적입니다.
특히 한국과 호주 사이에서는 Wise · Remitly · WireBarley 등이 사용됩니다. (이 중 호주에서 한국으로까지 보낼 수 있는 한국계 핀테크는 WireBarley 정도입니다.)
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
- 합법적인 채널을 기본으로 한다.
- 큰 금액은 정식 증빙을 준비한다.
- 코인 자산 이동 기록을 보관한다.
- 2026년 12월 이전에 자신의 자금 흐름을 점검한다.
마무리
“USDT로 보내면 안 보인다”는 이야기는 점점 과거의 것이 되고 있습니다.
이번 개정은 코인을 금지하는 법이 아닙니다. 하지만 “보이지 않는 돈”이라는 개념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.
한국과 호주 사이에서 돈을 움직이는 교민이라면, 이 변화는 생각보다 가까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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면책: 본 글은 2026년 12월 3일 시행 예정인 외국환거래법 개정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. 시행령과 세부 규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, 구체적인 세무·법률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